■ 특집대담-오병철 (주)정우섬유 회장, 해외사업 육성은 미래세대 위한 투자
정우그룹
창립 44주년 맞아, 과테말라 2공장 올해 본격 생산, 3국가 7개 사업장 운영, 편직 생산량 세계 최대 규모, 해외공장 관세 보다 임금상승 인력확보가 문제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조영준 기자](주)정우섬유, (주)정우비나가 5월 10일자로 창립 44주년을 맞는다. 1982년 성수동에서 소규모 편직공장으로 출발한 정우섬유는 한국과 해외 2곳(과테말라, 베트남) 등 7개 사업장을 운영하며 편직물 생산량 세계 최대 규모(단일공장 기준) 기업으로 성장했다. 정우섬유의 성장에는 이 회사 창업주 오병철 회장의 남다른 기업가 정신과 섬유산업을 향한 그의 강한 집념이 담겨 있다. 정우섬유가 태동했던 성수동 본사에서 오병철 회장을 만났다.

기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오병철 정우섬유 회장
■ 창립 44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정우섬유, 정우비나는 44주년을 맞지만 그 이전부터 섬유업종에 종사해 오셨으니 한평생 섬유산업과 함께 하셨지요?
-1970년대 이전까지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대부분 섬유사업에 뛰어들어 기틀을 마련했고 그즈음에 저도 섬유 기업에서 밥먹고 살았지요.
지금 성공한 밴드기업이나 직편물, 염색기업들의 창업주분들이 그때 대기업 섬유공장과 무역 일선에서 종사했던 분들이 많습니다.
70년대에서 80년대로 넘어오면서 대기업들이 섬유업종에서 빠져 나올 때 섬유분야 종사자들에게 독립을 적극 권장했지요.
그때 상당수 직원들이 공장과 기업에서 나와 자금여력이 없는 이들은 벤드, 직편물기업을 차렸고, 자금 여력이 좀 있는 이들은 염색기업을 창업했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이지요.
편직기 몇대로 시작한 것이 이제 3개국에 2개 기업과 7개 사업장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정우비나는 2005년 베트남 편직 공장 설립에 맞춰 원단 수출 전문 무역회사로 태동했지만 그 모태는 1982년 정우섬유의 맥을 잇고 있어 같이 창립기념일로 정했습니다.
■ 정우섬유, 정우비나의 사업장 현황이 궁금하군요?
-정우섬유, 정우비나는 한국, 베트남, 과테말라 세 거점에서 각각 특화된 역할을 수행하며, 서로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편직 중심의 정우섬유는 베트남 1공장과 과테말라 1.2공장, 한국 공장(남양주 화도읍)의 사업장을 주축으로 운영되고 정우비나는 베트남 2공장 버티컬 공장이 주축입니다.
정우섬유 남양주 화도공장의 경우 자카트 중심의 소량 생산 및 R&D 중심으로 월 100만 파운드 생산이 가능한 다품종 소량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지요.
싱글&더블 자카드를 포함한 다양한 니트 조직을 소화하며 다양한 조직과 소재의 원단 개발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정우비나 베트남 2공장은 편직, 염색, 프린트, 후가공까지 전 공정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버티컬 통합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생산 효율성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단가와 빠른 리드타임이 강점입니다.
편직 부문은 월 1,100만 파운드, 일일 20만 kg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염색 부문은 약 700만 파운드, 일일 12만 kg의 생산 능력을 보유해 KNIT(니트) 원단 생산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프린트 부문에서는 월 300만 야드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후가공(텐타, 브러쉬, 덤블, 컴팩 등) 부문에서는 약 550만 파운드 규모의 생산 캐파를 자랑합니다.
정우섬유 과테말라 1공장은 월 330만 파운드 규모의 편직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CAFTA Yarn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정우섬유 과테말라 제2공장에 대해 설명하는 오병철 회장
■ 국내에도 공장을 아직 운영중이군요.
-모두 해외에 나간 건 아닙니다.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에 편직물 공장이 있습니다. 정우섬유의 모체 공장인데 근로자 30여명이 근무하죠.
자카드 중심의 편직기도 50여대가 아직 가동되고 있고 창고에도 100여대의 편직기가 중고로 남아 있습니다.
편직물만 생산하는데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경제성은 떨어지지만 상징적인 공장이다 보니 계속 운영중입니다.
■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으로 인해 전 세계가 혼란스러웠습니다. 해외에 생산거점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은 어떤 대응책을 세워야 할까요?
-미국의 관세 폭탄은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는 베트남과 과테말라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베트남의 경우 미국이 46%를 때렸는데 그 주변국(동남아 국가)에도 비슷한 규모로 때렸으니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고 봅니다.
과테말라는 10% 관세만 적용되고 CAFTA 협정을 바탕으로 미국과 자유무역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장점으로 작용하니 별 문제가 없겠지요.
베트남도 유예 기간동안 미국과 협상이 진행되니 원만하게 잘 해결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들 해외 생산기지의 경우 관세가 아니라 현지 인력수급과 각종 제도 변화로 인한 규제강화가 더 큰 문제입니다.
베트남의 경우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경제발전으로 인해 섬유사업장 기피 현상이 우리나라처럼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베트남에도 우리가 처음 진출할 때는 섬유사업장이 인기 사업장이였는데 그 이후 전자, 자동차 같은 업종이 진출하면서 임금이 상승하고 섬유, 의류업종은 비인기 사업장으로 바뀌고 있어 인력 확보가 아주 큰 고민거리입니다.
베트남에는 삼성전자가 진출해 있는데 근로자들이 전자업종에 더 가려고 하기 때문에 섬유나 의류공장들이 인력을 확보하는데 애를 먹습니다.
따라서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관세도 관세지만 인력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려야 할 겁니다.

정우섬유 과테말라 제2공장 위치(위), 토목, 건축 등 진행 상황(아래)
■ 과테말라와 베트남의 근로자 인건비 수준은 어느정도 인가요?
-과테말라도 근로자들의 임금이 매년 상승하고 있지만 베트남 만큼 가파르지 않아 조만간 베트남이 과테말라를 추월할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된다면 미국 시장의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운 과테말라가 더 유리할 것입니다.
■ 임금이 이렇게 인상되면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다른 제3지역도 검토하고 있는지요?.
-아직 베트남을 떠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업종이 시설 투자를 해야 하는 사업이라 쉽게 지역을 옮겨갈 수 있는 업종도 아니고 제3지역이라고 하면 아프리카 정도인데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아직 검토할 단계는 아닙니다.
■ 과테말라에 제2공장을 추진중인데 현재 어느정도 인가요?
-정우섬유 과테말라 제2공장은 과테말라시티 인근에 소재하며 현재 약 26만5천 평방미터(8만5천평) 규모의 부지에 버티컬 공장(편직, 염색 수직계열화 공장)을 건설 중인데 토목 공사 완료후 공장 신축에 들어가 올해 4분기쯤에 본격 제품을 생산할 겁니다.
제2공장의 투자 계획은 2단계로 나눠 진행되고 있는데 1단계에서는 월 550만 파운드의 편직과 220만 파운드의 염색 생산이 가능한 설비들이 갖춰질 겁니다.
1차 설비 가동이 안정적으로 완료되면 2단계 설비 투자를 진행하는데 2027년 2단계가 완료되면, 전체 편직 생산 규모는 720만 파운드, 염색은 400만 파운드로 확장됩니다.
과테말라는 미국 시장에 빠르게 납품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추고 있어, 북미 시장을 대상으로 한 효율적인 물류가 가능한 지역입니다.
CAFTA(카프타) 협정을 바탕으로 미국과의 자유무역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제품 공급 시 관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어,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한 공급 전략에 큰 강점이죠.
앞으로 과테말라 제2공장의 전체 셋업이 완료되면, 북미 수요에 대한 대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2022년부터 과테말라 제2공장을 추진한 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것입니다.
2004년 과테말라에 진출 20여년동안 편직공장(제1공장)을 운영하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동안 임대료로 지불한 금액만 해도 엄청나더라고요.
게다가 지가 상승으로 인해 앞으로 임대료는 더 나갈 것 같고, 미래세대들이 땅이 없을 경우 과테말라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땅이 있으면 우리 회사의 장기 근속자들이 이곳에서 은퇴 후에도 먹거리를 계속 창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흥망성쇠를 보면서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여서 사유재산 보유가 안되고, 과테말라는 가능하니 미래세대들을 위해 투자하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국섬유산업 반세기를 회고하는 오병철 회장
■ 정우섬유, 정우비나는 다양한 글로벌 인증을 통해 품질과 지속가능성 기준을 충족하고 있더군요.
-국제 기준에 맞는 친환경 인증을 다수 확보하고 있습니다.
OEKO TEX, GRS, OCS, GREEN TEX, HIGG FEM 등 친환경 인증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공정 전반에 걸쳐 친환경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으며,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요즘 트렌드인 리사이클 원단이나 ORGANIC 등 SUSTAINABLE 한 원단에 대한 고객 니즈도 충족하고 있죠. 이러한 인증을 통해 단순히 만드는 것이 아닌 지속 가능한 생산 파트너로서의 신뢰를 드릴 수 있습니다.
자체 테스트 랩 인증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정우비나는 베트남 공장 내에 내부 테스트 랩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요 글로벌 브랜드의 공식인증을 받은 시험 시스템도 갖추고 있지요.
VS&CO, GAP, TARGET, KOHL’S, W-MART 등은 공식 인증을 통해 자체 시험을 진행할 수 있어, 빠르고 효율적인 진행이 가능합니다.
최근 모든 바이어들이 스피드 모델을 지향하며 빠른 납품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추세에서 큰 강점이 될 수 있겠지요. 이를 통해 신속한 시장 대응과 효율적인 품질 관리가 가능해져, 바이어의 요구에 빠르게 부응할 수 있습니다.
컬러 인증 시스템도 갖추고 있는데 컬러매칭 정확도는 브랜드들에게 매우 민감한 부분입니다. 정우비나는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컬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X-RITE / DATA COLOR / NATIFIC 이 세가지는 모두 글로벌 브랜드들이 요구하는 컬러 기준에 맞춰 정확한 색상 매칭과 일관성 있는 품질을 보장해주는 시스템이죠.
■ 주 고객사들은 어떤 기업들인가요?
-현재 Walmart, Victoria’s Secret, Target, Carter’s, Kohl’s 등 글로벌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지요. 이처럼 대형 브랜드와의 장기 거래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안정적인 품질과 리드타임, 탄탄한 기술 신뢰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우섬유, 정우비나 성수동 회사 내부 전경
■ 그동안 국내 섬유산업은 많은 부침을 거듭했습니다. 정우섬유가 지속적으로 성장 할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요?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 섬유산업은 대기업들이 섬유산업을 외면하면서 큰 시련을 겪었다고 봅니다. 정부 관료의 섬유사양론도 한몫을 했지요.
우리나라 섬유산업이 약화되면서 에이전트들이 대부분 홍콩, 중국으로 옮겨갔어요. 에이전트에 소속돼 일하던 국내 종사자들도 대거 실업자가 됐잖아요.
대한민국 섬유산업 부침사는 하루 종일 말해도 끝이 없을 겁니다. 이런 저런 부침속에 죽지 않고 살아 남았으니 다행이죠.
정우섬유가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신속한 정보력, 고품질, 합리적인 가격, 납기 준수, ERP시스템 구축 등에 있었을 겁니다.
여기에다 이복화 대표를 비롯해 모든 임직원들이 밤낮 없이 노력한 덕분이겠지요.
■ 한동안 병마로 고생하셨는데 지금은 어떠신가요?
-최근 두가지 암으로 치료를 받느라 심신이 매우 괴로웠습니다. 다행히 전이가 안된 덕분에 다시 회사로 나올 수 있었지요.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 몇년전부터 섬산련 장학기금과 섬수협 발전기금, 어린이 심장재단 등에 성금을 기탁하시고 최근 산불피해 복구 지원 비용도 통크게 쾌척하셨더군요.
-함께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게 저의 철학입니다. 앞으로도 도네이션 하면서 ESG경영을 적극 실천하는 기업으로 각인되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 나가겠습니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